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변했다
지난해 방한객은 1,894만명으로 코로나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 1,750만명을 넘어섰고, 야놀자리서치는 올해 2,036만명을 전망한다 📈
숫자보다 눈에 띄는 것은 여행의 방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2024년 조사에서 깃발을 따라 버스에서 내리는 단체관광객은 열 명 중 한 명, 11.7%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혼자 앱을 내려받아 골목을 걷는다 👣
크리에이트립으로 한복을 예약하고, 케이라이드로 택시를 부르고, 와우패스로 결제하고, 강남언니로 피부과를 찾는다
한국인보다 외국인에게 더 익숙한 K-스타트업들이 여정의 마디마다 자리 잡았다
지갑도 달라졌다. 외국인 1인당 여행 지출은 2018년 약 151만원에서 2024년 약 269만원으로 78.6% 늘었고, 올해 3월에는 11년 4개월 만에 관광수지가 월 흑자로 돌아섰다 💰
와우패스 데이터는 소비 구조의 전환을 보여준다
상위 100개 대형 가맹점의 결제 비중이 34%에서 27%로 내려앉았다
백화점과 면세점에 쏠리던 돈이 수천 개의 골목 상점과 동네 카페로 흩어지는 롱테일 구조다
놀월드 누적 회원은 916만명으로 1년 새 23.9% 늘었고, 프리즘의 글로벌 가입자는 39만명에서 480만명으로 12배 뛰었다
숙박에서는 서촌 한옥 독채가 특급호텔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
그러나 보고서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성공담이 아니라 공백이다
방한 외국인이 여행 전에 이용하는 앱의 99.8%가 글로벌 앱이다
여행을 결심하고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하는 순간, 그러니까 부가가치의 상류는 여전히 부킹닷컴과 아고다, 구글과 인스타그램이 장악하고 있다
K-스타트업의 서비스는 외국인이 한국 땅을 밟은 뒤에야 시작된다
여기에 여행업 특유의 낮은 재방문율, 관광펀드·콘텐츠펀드로 쪼개진 정부 펀드의 칸막이, 스케일업 단계에서 끊기는 지원, 공인인증과 주민번호가 가로막는 결제 장벽까지
일부 스타트업은 홍콩과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워 해외 결제망을 우회하고 있다
[💡KOST Insight ]
이 보고서는 관광테크 스타트업 이야기로 읽히지만, 실은 한국 관광정책의 성적표다 📝
외국인은 이미 골목까지 들어왔는데 제도는 아직 면세점 시대에 서 있다
25년간 현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관광산업의 병목은 언제나 수요가 아니라 제도의 시차에서 생겼다
케데헌 흥행으로 세신샵 거래액이 170% 뛰는 시장에서, 관광과 콘텐츠에 걸쳐 있는 기업이 어느 펀드에서도 지원받지 못하는 구조는 희극에 가깝다
문체부 소관 펀드의 통합 운용, 관광공사 주도의 관광 스타트업 인증제,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결제·인증 환경 개선은 더 미룰 이유가 없는 과제다
지자체가 읽어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
외국인의 지방 확산은 도로나 전망대 위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서비스망 위에서 일어난다
짐배송이 게스트하우스까지 닿고, 관광택시가 앱으로 예약되는 도시로만 개별관광객이 움직인다
로이쿠가 지자체와 손잡고 관광택시 60% 할인을 제공하는 사례처럼, 이제 지역 관광정책의 파트너는 여행사가 아니라 플랫폼이다
지자체 관광부서의 업무 목록에 '관광테크 스타트업 협력'이라는 항목이 있는지부터 점검할 일이다
그리고 남는 질문 하나,
"여행을 결심하는 그 순간의 99.8%를 글로벌 앱에 내준 채로, 우리는 2,000만명 시대를 온전히 우리 것이라 부를 수 있는가"